0. 최근 흥미롭게 본 TV프로그램이 있습니다. "KBS 미래기획 3부작<대전환>"(https://mylovekbs.kbs.co.kr/index.html?source=mylovekbs&sname=mylovekbs&stype=magazine&contents_id=70000000402292) 으로 현재의 AI의 1티어로 대변되는 엔비디아 등 AI업체에 대해 쉽고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촬영을 위해 미국, 중동 등 많이 다녔던걸 보니 수신료의 가치가 느껴졌습니다. 그 중 칩워의 작가인 크리스 밀러의 인터뷰가 있어, 반가운 마음에 미루고 미루던 칩워를 꺼내보았습니다.
1. 이 책은 기술 책이 아닙니다. 책의 소개대로 논픽션 스릴러같은 무서운 책은 아니지만, 이책을 통해 현재의 반도체 관련 업체들의 현황이 오히려 더 이해가 가더군요. 왜 TSMC는 대만에 있는지, 인텔은 어쩌다 저지경이 되었는지.. 그리고 ASML의 장비를 사기위해 네덜란드로 출장을 가야만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역사책이자, 칩에대한 바이블 같은 책이라 두께는 엄청나지만 며칠만에 다 볼수 있었습니다.
2. TSMC는 1987년 설립된 이후 반도체 산업의 판도를 바꿨습니다. 이전까지 대부분의 반도체 기업들은 설계와 제조를 동시에 수행했지만, TSMC는 제조에만 집중하는 순수 파운드리 모델을 도입했습니다. 이는 팹리스 기업들이 설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었고, TSMC는 이러한 구조의 중심에서 첨단 공정을 독점적으로 발전시켰습니다. 이를 통해 애플, AMD, 엔비디아 같은 팹리스 고객사들이 세계 시장에서 성장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현재 TSMC는 5nm, 3nm 공정을 통해 전 세계 반도체 제조의 60% 이상을 차지하며, 기술력과 생산량 모두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습니다.
3.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의 지배적인 위치를 기반으로 비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TSMC와 달리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모두 생산하는 삼성전자는 기술력과 수직 통합 구조를 활용해 차별화를 꾀했습니다. 특히 3nm GAA(Gate-All-Around) 기술과 EUV 리소그래피를 도입하며 파운드리 경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삼성전자는 TSMC를 추격하며 주요 고객사를 확보하는 동시에, 자체적으로 설계한 엑시노스 프로세서를 생산하는 등 기술적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4. AMD와 엔비디아는 팹리스 기업으로서 TSMC의 첨단 공정 기술을 활용하며 성공적인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AMD는 2000년대 중반 인텔과의 경쟁에서 밀리며 위기를 겪었지만, 2017년 Zen 아키텍처 기반의 Ryzen 프로세서를 출시하며 부활했습니다. 특히 데이터 센터와 게이밍 시장에서의 강력한 성과는 AMD를 다시 시장의 중심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은 한 번의 발상 전환으로 엔비디아의 운명을 바꾼 혁신가입니다. 초기에는 엔비디아의 GPU가 그래픽 렌더링에만 사용되었지만, 2000년대 후반, 한 연구자가 이를 게임이 아닌 복잡한 데이터 연산에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엔비디아는 CUDA 플랫폼을 개발해 GPU를 데이터 연산 및 AI 학습용으로 전환했으며, 현재 AI 시대의 핵심 기술 기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5. 인텔은 한때 반도체 업계를 지배했던 기업으로, DRAM에서 시작해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통해 PC와 서버 시장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2010년대 중반부터 공정 기술에서의 지연과 모바일 중심의 트렌드에 대한 적응 실패로 인해 점차 시장 점유율을 잃기 시작했습니다. AMD와 TSMC가 7nm 및 5nm 공정을 통해 시장을 주도하는 동안, 인텔은 여전히 10nm 공정에서 머물며 경쟁력을 상실했습니다. 현재 인텔은 자체 파운드리 사업 확대와 첨단 공정 복귀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6. ASML은 1984년 네덜란드에서 시작된 장비 제조사였지만, 현재는 반도체 업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 잡았습니다. ASML은 EUV 리소그래피 장비를 독점적으로 공급하며 TSMC, 삼성전자 같은 첨단 파운드리 기업들이 5nm 이하의 미세 공정을 구현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 기술은 막대한 비용과 오랜 연구 끝에 상용화되었으며, ASML은 이러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반도체 제조 생태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7. 반도체는 이제 단순한 산업의 영역을 넘어 국가 안보와 경제 패권의 핵심 요소가 되었습니다. 미국은 자국 내 반도체 제조를 확대하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며 중국과의 기술 경쟁을 강화하고 있고, 중국은 반도체 자립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TSMC와 삼성전자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ASML은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반도체 시장의 핵심 열쇠를 쥐고 있습니다. 반도체 패권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은 앞으로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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